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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키요 학원 학생회 의사록 6 : 학생회의 육화 (生徒会の六花)

간만에 감상문


아오이 세키나 / 이누가미 키라
2009년 7월, 후지미 판타지아 문고


이 책 말인데, 사실은 귀국하기 전까지 읽을 예정도 감상문을 쓸 생각도 없었습니다. 애시당초 여기서까지 라이트노벨을 읽을 생각이 별로 없었죠. 그래도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미군마쨩 7권이나마 달랑 들고 왔엇는데, 요전에 집에다가 요래조래하니 이거저거 좀 부쳐주십사고 말씀드렸더니 왠걸 우리 어머니께서는 집에 도착한 다른 소포를 포장채로 동봉해서 투더 유나이티드킹덤 잉글란드 랑카셔 만체스터에 다이렉트 전송해버리신 덕분에 어찌어찌 읽게는 됐습죠. 으앜 엄마 이거 보내는데 얼마 들으셨어요 ㅋㅋㅋㅋㅋㅋ 미군마쨩 단편집도 들어있네! ㅋㅋㅋㅋㅋ 아즈망가 신장판도 있네! 어? 코에데오시고토는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이 책을 펼쳐들고 나서 뒤늦게 깨달은 사실인데, 아직 5권은 읽지도 않았음ㅋㅋ 그도 그럴 것이 제가 출국한 다음에 나왔으니까요. 원체 에피소드 사이에 연계성이 적은지라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프롤로그에 '기업'이 어쩌니 '학교'가 어쩌니 온갖 드립을 다 치느라 보는 사람 손발이 다 오그라드는 시리어스 파트가 안 나온다 싶더라니... 아, 학생회 시리즈 시리어스 파트가 구사하는 역사와 전통의 정신공격을 대비하여 나름대로 뇌내 배리어를 잔뜩 쳐 놨는데 이 허탈감은 뭘까요. 한편 텅 빈 가슴 한 구석 언저리에는 왠지 모를 안도감도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었다...
근데요 시발요 있잖아요.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스토리상 굉장히 중요하다는 암시를 작품 전반에 걸쳐 줄줄히 깔아놓았던, 이하 드립 1을 (어떻게 해결했는지는 그닥 궁금하지 않지만) 해결하니까 이제는 또 오랫동안_사귀었던_정든_내_친구여_작별이란_왠말인가_가야만_하는가, 이하 드립 2가 시작되고 있더라니까요. 야. 하지마.

아무튼 시리즈 6권째, 외전(학생회의 일상)을 집어넣으면 7권째가 되는 셈인데(국내에 몇 권까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미야 있었구요. 있었는데, 팬으로서는 이 시리즈의 미래가 본격적으로 걱정되기 시작하는 한 권이었습니다. 특히나 하나의 파트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파트를 시작했다는 걸 감안하면 더욱 그렇구요.
어떤 형식을 지녔든 개그에 주안점을 둔 대중매체는 필연적으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어있지만, 라이트노벨의 경우 활자매체라는 특성상 그 반동이 더 심하죠. 이쯤해서 박살천사 도쿠로를 향해 묵념의 시간을 가지도록 합시다. 일동 묵념.

그리고 아마도 뻔한 얘기가 되겠지만, 문제는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학생회 시리즈의 강점은 개그에 있죠. 물론 개중에는 작중 캐릭터들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겉으로 드러나보이지 않는 결핍을 지닌 인물들이 헤키요 고교 학생회라는 유사가족에 가까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시츄에이션에 감동을 받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한편으로는 그 중심에 선 스기사키 켄이라는 캐릭터 자체에 주목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60억 인구 중에 대략 한 명 쯤은 지랄같은 시리어스 파트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음... 아마...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각자의 포인트가 어디든 간에, 기본적으로 작중의 개그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나간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처음 이 작품 접한 사람들의 호오가 갈리는 것 역시 결국은 개그가 먹혀드는가 그렇지 못한가의 영역이구요.

그런 의미에서 가뜩이나 발간 텀도 빠른 데다가 철저히 개그에 의존하는 이 작품은 매너리즘에 빠르게 매몰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번 권 역시 저 개인적으로는 즐길만했고 개중에서도 '떠들지 않는 학생회'는 시츄에이션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대한도를 뽑아낸 양질의 에피소드였다고 생각하지만, 멀리 시리즈 전체를 봤을 때 이미 매너리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죠. 같은 캐릭터로 동일한 개그 패턴을 반복하게 되니 독자가 보이는 리액션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고 말입니다. 한 분은 이런 현상을 가리켜 개그물의 슬픈 숙명인 "웃음 역치의 상승"이라고 했는데 바로 그렇습니다. 그런고로 자연스럽게 새로운 전개로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성이 생겨나게 되지만, 이미 정립된 구도를 깨고 나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구요. 언젠가는 이런 진퇴양난의 위치에 도달하게 되는 게 라이트노벨 가운데서도 캐릭터와 개그만을 극대화시킨 작품들이 태생적으로 지니는 한계점이지 싶습니다.
비슷한 지점에 있는 유명작으로 '바보와 시험과 소환수'를 들 수 있을텐데, 이건 아예 러브코미디화를 넘어서서 제 3의 성 히데요시(!)를 부각시키는 노선을 쓰고 있죠. 하지만 학생회 시리즈는 그것도 불가능합니다. 우선 이 시리즈에는 히데요시쨔응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나카메구로가 있긴 합니다만 비중상 비교가 성립이 안됨. 게다가 전무후무한 하렘 건설자 기믹의 스기사키나 게임니트/부녀자 기믹이 자리잡아가면서 초반의 공기에서 탈피해 점차 캐릭터 포지션을 정립한 마후유를 제외한 나머지는 그야말로 개그를 위해 준비된 업계 클리셰 그 자체나 다름없는 캐릭터들이라는 걸 생각하면 시츄에이션 패러디를 내세웠던 것이 도리어 양날의 검이 되어 돌아오는 거십니다.

메타 성향이 짙은 작품에서 캐릭터의 입을 빌어 '이 시리즈 슬슬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지 않아?' 라는 대사가 네타 삼아 나온다는 건 작가나 편집부측도 그걸 잘 인지하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지만, 애시당초 그걸 견제하기 위해 준비되었던 드립 1은 개그 위주의 일상 스토리와 잘 맞아가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연주하는 요소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6권부터 새로이 '기업편'이 아닌 '졸업편'으로서 준비된 것이 앞에서 언급한 드립 2인데,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면야 이번에도 '너무 뜬금없어서 어디까지가 개그고 어디부터가 시리어스인지 도무지 구분이 잘 가지 않을' 정도의 어색함을 과시하는지라... 작중에서 개그 파트와 시리어스 파트를 너무나 확연하게 구분해 온 것이 처음에 시리어스 영역이 겉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았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차츰 시리어스함이 증가하면서 파트 사이의 위화감도 자연스레 강해진 셈인데, 작가는 어디까지나 개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후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어필하지만 결국 후기는 후기일 뿐이거든요. 이번에 시작한 애니메이션도 반응이 썩 신통찮은 걸 감안하면 여러가지 의미에서 분기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컬트화하는가 아닌가의 분기점이겠죠. 일단은 12월에 나온다는 7권에 기대를 걸어 봅니다.
시발 츤데레! ㅋㅋㅋㅋ으잌ㅋㅋㅋ



그나저나 맨날 생각하는 건데 무슨 책 읽고 감상이라고 쭉 써놓고 보면 당연한 얘기를 존나 길게 써놨다는 후회가 듬ㅠㅠ

막차떠났음? 여기 시차가 있어서

루저떡밥도 버텼는데 이런거에 낚임ㅎ 시바



1.
우리는 오타쿠다. 여기에서 오타쿠라 함은 (중략) 이다.

1-2.
일반인과 오타쿠는 서로 다른 층위의 문화를 향유한다.

2.
일반인은 자신들의 문화취향이 다수의 것이라는 점을 이용해 끊임없이 오타쿠를 멸시하며 차별한다.

3.
일반인들로 하여금 오타쿠 앞에서 벌벌 떨게 하라. 오타쿠가 혁명에서 잃을 것은 족쇄뿐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이다. 전세계의 오타쿠여 단결하라!

4.
오타쿠도 일반인과 똑같다능! 존중을 취향해달라능!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더쿠더쿠!


와 눈물난다
ㅠㅠ


거 그래서 주장은 오타쿠=일반인인데, 그걸 뒷받침하는 얘기들은 하나같이 오타쿠의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반례들이네요. 오타쿠는 이러이러한 친구들이야! 하지만 오타쿠는 그렇지 않아! 그러므로 오타쿠는 일반인과 다르지 않아! 이걸 도식화해보면 이렇습니다.

오타쿠=일반인=/=오타쿠

a는 사실 b이므로 a가 아니다. period.

지금 그래서 오타쿠가 맞다는 거임 아니라는 거임? 그러니 아직도 오타쿠의 의미가 어쩌니 하는 드립이 따라나오는 거에요. 근데 그건 별로 중요한게 아니구요. 자신을 '오타쿠'로 규정하고  다른 사람들을 뭉뚱그려서 '일반인'이라는 집단으로 묶는 순간부터 이미 오타쿠와 일반인의 차이를 내면화시켰다는 건데, 막무가내로 '다르지 않으니 까지도 말'래요. 적극적으로 스테레오타입을 논파하는 것도 아니요, '인간은 모두 쓰레기야!' 라니까 '아니야! 일부만 쓰레기야!'라고 되받아치는 레벨의 멘트를 레알 진지하게 날리면서 나는_너와_다르지_않다를 어필하네요. 아. 눈물난다.
인종과 성별과 나이에 성정체성에 관계없이 만인이 평등하다는 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평등함?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점을 21세기에도 설명해야 되나요? ㅠㅠ

솔직히 뭐 그려요 별 상관없으니까 넘어가죠. 그리하여서 뭐시냐, 오타쿠는 일반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여러분! 하지만 내가 오타쿠가 아닌 건 아님! 이건 어필해야 해. 오타쿠는 스테이터스니까요ㅁ 희소가치가 있으니까요! ㅋㅋ... ㅋㅋㅋㅋ
알라까미또깔라미또깔라미띠! 결국에는 열폭과 우폭이 미묘하게 공존하는 분열적인 텍스트가 되어버리ㅕ씁니다! 오타쿠님들을 일반인들이 얕잡아보다니, 취향을 존중할 줄 알아야지! 우리가 이래뵈도 너희와 다를 바 없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야! 아까전에 날 보고 오타쿠라고 했었지? 난 그 말이 좋아. 사실이니까.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날 오타쿠라고 놀리는 건 참을 수 없다!

ㅋ. 글쎄 누가 뭐랍디카.




근데 질문있어요 더쿠새끼들아. 시발 대체 오타쿠가 뭐임? 하나의 유령이 인터넷을 배회하고 있는 듯요
아레가데네브아르타이르베가키미가유비사스나츠노다이산가쿠오보에테소라오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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